하늘비전교회 원로 오관석 목사 소개합니다.
오관석 목사 월천침례교회 시절
천안과 온양 온천 사이에 아산군 배방면 월천리에 있는 침례교회는, 한 50여평 되는 자체 건물이있으며 40~50명의 교인들이 출석하는 비교적 말썽 없는 차분한 농촌 교회였다.
그 교회에는 결핵으로 오래 고생을 한 할머니 여자집사님이 계셨는데 그분의 이름은 김태산이었다.
그분은 연세가 많으신 데도 교회를 이끌어 가는 주도적 인물이었고, 교역자를 대접하고 모시는 일에도 앞장섰으며, 교인들을 다독거리며 권면하고 심방하는 일에도 특별한 은사가 있었다.
그래서 그 천안 지방의 여전도회 지방연합회 회장을 다년간 지냈고, 많은 믿음의 사람들에게 본이 되는 훌륭한 분이었다.
그 교회의 헌신적인 남녀 집사님들이 단합해서 교회 주택을 하나 구입했다.
나는 대전에 있는 신학교를 다니고 있던 터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내려가서 그 주택에서 잠을 자고 주일 예배를 드린 후 돌아오곤 했다.
그날도 토요일 주택 방문을 열어 놓고 엎드려서 성경을 보며 설교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당의 돼지우리에서 꿀꿀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서 일어나 밖을 보니 사찰 집사님 부인이 돼지 먹이통에 돼지 밥을 쏟아 부어주고 있었다. 돼지는 고맙다는 표현인지 맛이 있다는 소리인지는 모르나 돼지 먹이통에 입을 집어넣고 쭉쭉 한참 맛있게 먹다가 갑자기 머리를 갸우뚱갸우뚱하더니 돼지 밥그릇 밑에 긴 입을 집어넣고 꿀꿀거리는 것이었다. 급기야 돼지 먹이통이 들썩들썩하더니 푹 엎어놓고야 말았다. 결국 돼지는 그렇게 맛이 있는 저녁 밥을 돼지우리에 엎어 놓고 못 먹은 셈이다.
나는 그 이튿날 주일 예배 시간에 “돼지 신앙을 갖지 말라” 는 제목으로 설교하였다. 그 돼지는 주인이 위에서 부어 주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 맛있는 돼지 밥이 땅에서 솟아나는 줄 알고 돼지 먹이통 아래에 긴 주둥이를 집어넣은 것이다.
오늘 우리들은 하나님이 은혜를 부어 주셔야 산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땅 아래서 솟아나는 줄 알고 동분서주하는 돼지 신앙으로 살면, 결국 주신 것 마저 다 쏟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그날의 설교가 주일인지도 모르고 논밭으로, 시장으로 나가 분주하게 생활하는 그들에게 아마도 많은 깨달음이 된 것 같다.
어느 날 주일예배를 드리려고 월천침례교회를 찾아가는데, 다른 때는 금요일 오후든지 토요일 오전이든지 교회에 가서 심방할 집을 심방하고 교사들이 교회 청소하는 일을 같이 도와주며 교회 주변을 살피고 주일설교를 점검하는 시간으로 보냈었는데, 그 주일만은 금요일 토요일에 바쁜 일들이 중복되어 그럴 여가가 없었다.
집에서 막 나가려고 보니 지갑에는 헌금할 돈밖에는 없었다. 우리 집 에서 한 5분 정도 도보로 걸어가면 처갓집이 있는데 거기에서 가서 왕복 교통비를 좀 빌려 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막상 처가에 당도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장인 장모님이 대청마루에 앉아 계셨지만, 입을 열어 교통비를 빌려 달라고 말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마루에 걸터앉아서 인사만 드리고 그냥 나왔다. 나는 헌금으로 차를 탈 수 없다 싶어서 예배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8km가 넘는 거리를 반은 걷고 반은 뛰다시피 하며 교회에 도착하니 교회 종소리가 울려왔다.
그날 예배를 마친 후 직원회의가 있어서 마룻바닥에 둘러앉으려고 방석을 깔았다. 그런데 강단에서 설교자가 밝고 서 있던 깔방석을 가지고 내려오던 여 집사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얼른 달려와서 내 양복을 걷어 올리고 발뒤꿈치를 살피는 것이었다. 새 구두를 신고 정신없이 20여 리를 걷다 뛰다 하면서 허겁지겁 달려오느라 양말은 구멍이 나고 내 발 뒤꿈치는 다 벗겨져서 피가 흘러 깔방석이 온통 피범벅이 된 것이다.
그 사실을 직원들이 알고 나서 사례비와 교통비를 더 후하게 주고, 주일마다 내 구두를 살피며 목회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